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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9월호 vol.75] 특별코너: 110년의 함성, 새로운 100년을 향해… '연세체육인의 날' 선포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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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시스붐바 김유나작성일 2026.09.16 조회 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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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시스붐바 2026년 9월호(vol.75)에 게재된 글입니다.
[시스붐바=글 김유나 기자, 사진 김나영 기자, 편집디자인 김려원]
1916년, 축구부 창립을 기점으로 작동된 연세체육의 시계가 어느덧 110년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지난 9월 1일, 그 시간은 다시 한번 새로운 눈금을 새겼다. 연세체육회 창립 8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선포되는 '연세체육인의 날'. 지나온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 써 내려갈 역사를 위한 출발선이었다.
연세체육회 우기정 회장(철학과 65)이 9월 1일을 공식적으로 '연세체육인의 날'로 선포했다. 1946년 9월 1일 창립된 연세체육회가 올해로 팔순을 맞은 만큼, 창립일 그 자체를 매년 기념하는 날로 못 박은 것이다. 선포식은 지난 9월 1일 16시,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 백양관 1층 강당에서 열렸다. 슬로건은 '자랑스러운 80년, 미래를 향한 100년'.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연세체육의 정신과 전통을 다음 세대로 넘겨주는 계승의 자리로 마련됐다.
연세체육의 뿌리는 연세체육회 창립보다도 앞선다. 1916년 축구부 창립을 기점으로 삼으면 올해로 벌써 110년째가 된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정동 이화여자고등학교 강당에 야구·농구·아이스하키·럭비·축구·정구·육상·복싱 등 각 종목 연세 출신 체육인 50여 명이 모여 '연우체육회'를 발족시킨 것이 오늘날 연세체육회의 시작이 됐다. 이후 세브란스 의전 출신들의 '세우체육회'와 통합되며 지금의 단일 체육회 체제를 갖췄다. 선후배의 명부조차 제대로 정리하기 어려웠던 해방 직후의 혼란 속에서도, 모교 스포츠를 지키겠다는 의지 하나로 조직을 꾸렸다. 그 의지가 80년을 건너 이번 '연세체육인의 날' 선포로 이어졌다. 선포식에서 우기정 회장은 직접 '연세체육인의 날' 선포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배 체육인들의 정신과 전통을 계승하고, 정정당당한 경쟁과 스포츠맨십으로 연세의 명예를 높이며, 세대와 종목을 넘어 하나의 연세체육인으로 연대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공정, 극기, 정직, 봉사라는 연세체육회의 정신이, 단순 문구뿐만 아니라 실천으로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선언문 낭독에 앞서 우기정 회장은 "연세체육의 발전은 체육인들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모교와 총동문회, 연세체육회가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연세체육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가올 정기전에서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연세체육인과 동문 여러분께서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연세의 함성"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아울러 연세체육회는 앞으로 매년 9월 1일을 대표 기념일이자 스포츠 문화 축제의 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식 기념식은 연세 동문인 손범수 아나운서(경영학과 82, 이하 경영)와 손연재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스포츠레저학과 13, 이하 스레)의 사회로 진행됐다. 110년 연세체육의 역사를 담은 오프닝 영상에 이어, 교기와 연세체육회기를 앞세운 17개 운동부 및 체육계열 기수단이 브라스밴드의 연주와 함께 입장했다. 국민의례와 묵념, 회장 인사말과 축사를 거쳐 '연세체육인의 날' 선포 세리머니가 이어졌고, 연세체육 발전기금 전달식과 창립 80주년을 기념하는 17개 운동부 유니폼 테디베어 전달식도 함께 진행됐다.
선포식의 축사는 윤동섭(의학과 80) 총장과 이경률(의학과 81) 총동문회장이 맡았다. 윤동섭 총장은 "대학의 교육은 강의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끈기 있게 나아가는 자세와 동료를 존중하고 함께 책임지는 태도, 결과에 승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자세 모두 체육이 가르쳐주는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연세가 추구해 온 진리와 자유의 정신 역시 이러한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며, 자유롭게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되 그 선택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강조했다. 이경률 총동문회장은 해외 지회를 방문할 때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정기 연고전(이하 정기전)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는 일화를 전하며, 정기전이 동문들의 학교에 대한 애정과 결속력을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돼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여러분뿐만 아니라 전 세계 40만 동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책임 있고 자신 있게 행동해 달라"고 재학생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이번 선포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순서는 '연세체육 명예헌정(Yonsei Sports Honor Tribute)'이었다. 대한민국 스포츠와 연세체육 발전에 헌신한 세 인물이 첫 헌정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한체육회장으로서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렸으며, 연세체육회 제19·20대 회장으로도 활동했던 故 김운용 선생(정치외교학과 51). 24년간 연세대 축구부 감독을 맡으며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도 사비를 들여 팀을 지켰고, 1964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전 연세대-게이오대학교 정기전을 창설해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한 故 김지성 선생(상과 46). 휘문고등학교와 연세대 아이스하키부 감독을 거쳐 국가대표팀 감독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부회장을 지내며 한국 아이스하키의 토대를 다진 故 길회식 선생(상과 48)이다.
세 헌정자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저마다 다른 궤적이 읽힌다. 故 김운용 선생은 국제 스포츠 외교를 맡으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세계 무대로 넓혀온 인물이다. 故 김지성 선생은 대학 축구 정기전의 전통을 만들고 지켜온 인물이며, 故 길회식 선생은 과거 비교적 비인기 종목이었던 아이스하키의 저변을 넓혀온 인물이다. 성적이나 경력의 나열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연세체육의 이름을 지켜온 방식이 골고루 조명된 셈이다. 세 명예헌정자의 공적은 행사 당일 LED 영상으로 소개됐으며, 기념 동판으로 제작돼 연세대 체육관 내에 조성될 '연세체육 헤리티지 월(Yonsei Sports Heritage Wall)'에 부착될 예정이다. 일회성 시상에 그치지 않고, 후배 선수와 학생들이 언제든 선배들의 발자취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상설 공간으로 남기겠다는 취지다.
선포식이 끝난 17시 30분부터는 백양로에서 노천극장까지 캠퍼스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음악대학 브라스밴드를 선두로 우기정 연세체육회장, 윤동섭 총장, 이경률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임원진과 원로 체육인, 선수단, 재학생, 동문이 한데 어우러져 캠퍼스를 행진했다. 노천극장에서는 17개 운동부 선수단과 체육계열 재학생이 함께하는 대규모 기념 촬영도 진행됐다. 행사가 진행되는 내내 백양로와 노천극장 일대는 오랜만에 활기로 가득 찼다. 브라스밴드의 연주 소리와 응원단의 함성이 뒤섞이는 가운데, 유니폼을 갖춰 입은 각 운동부 선수단과 편한 차림의 재학생들이 한 공간에서 뒤섞이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었다. 스포츠스타 커피차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나, 체험 부스마다 순서를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연세체육에 대한 학내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같은 날 14시부터 학생회관 앞에서는 문경은(체육교육학과 90, 이하 체교), 이상민(경영 91), 서장훈(사회체육학과 93), 조상현(체교 95), 나성범(체교 08), 유소연(체교 09), 허웅(스레 12), 손연재, 허훈(스레 14), 최민정(스응산 17), 이정현(체교 18), 안영준(스레 14), 유기상(체교 20) 등 연세대가 배출한 스포츠스타들의 '스포츠스타 커피차'가 운영돼 재학생들에게 무료 커피와 음료를 제공했다. 선수 사인회와 창립 80주년 기념 테디베어 포토존, SNS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학생회관 앞과 백양로 일대에는 연세대의 검도부, 미식축구부, 스키부, 유도부, 응원단, 조정부, 태권도부, 펜싱부, 그리고 시스붐바까지 참여하는 스포츠 체험 및 홍보 부스가 들어섰다. 재학생이 직접 몸을 부딪쳐 가며 각 부서의 스포츠를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콘텐츠들로 채워졌다. 지면으로 연세체육을 기록해 온 시스붐바가 이번엔 부스 한켠에서 독자들과 직접 마주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우기정 회장은 "연세체육의 110년 역사는 수많은 선배 체육인들의 땀과 열정, 동문들의 응원과 후원, 그리고 지금도 연세의 푸른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선수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역사"라며 "9월 1일을 '연세체육인의 날'로 선포하는 것은 지난 역사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선수들과 미래의 연세체육인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80년을 넘어 미래를 향한 100년, 더 나아가 미래 200년을 준비하는 연세체육을 만들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선배 연세체육인의 숭고한 정신과 전통을 간직하고 계승한다", "승리만을 추구하지 않고 정정당당한 경쟁과 스포츠맨십으로 연세의 명예를 드높인다", "종목과 세대를 넘어 하나의 연세체육인으로 연대하며 후배 체육인들이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체육을 통해 건강한 사회와 더 나은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선다"는 네 가지 다짐이 담겼다.
덧붙여 연세체육회는 이번 '연세체육인의 날'을 기점으로, 이후 한 달간 캠퍼스와 동문사회의 스포츠 열기를 이어가, 10월에 열리는 정기전에서도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백양로 가로등 배너 등을 통해 정기전 분위기를 조성하며, 선포식에서 되살아난 연세체육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동문과 재학생이 함께하는 스포츠 문화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정기전은 연세대와 고려대학교가 매년 가을 여러 종목에 걸쳐 승부를 겨루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학 스포츠 이벤트다. 두 학교의 자존심을 건 이 정기전은 매년 양교 재학생과 동문이 한데 모여 응원을 펼치는 축제로 자리 잡아 왔다. '연세체육인의 날' 선포식에서 시작된 이 열기가 정기전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면, '연세체육인의 날'은 그 자체로 매년 가을 '연세스포츠' 시즌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포식의 마이크가 꺼지고 총장공관의 불빛이 잦아든 뒤에도, 백양로를 가득 채웠던 열기는 10월 정기전으로 고스란히 이어질 예정이다. 110년을 걸어온 연세체육이 이제 막 새로운 100년의 첫걸음을 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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